예금 풍차에서 시작해 원룸 임대 실패,
그리고 월배당 ETF까지.
자동성과 예측 가능성을 갖춘 구조소득
설계의 첫걸음을 공유합니다.
첫 구조소득— 예금 풍차돌리기
파이어족이 이라는 단어도 모르던 시절,
일을 하지 않아도 쓰는 것 이상의 돈이
저절로 들어오는 사람을 꿈꿨습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구조소득을 만들어
저절로 돈이 벌리는 느낌을 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종잣돈이 없었습니다.
0원에서 시작하는 단계라,
돈으로 구조를 만들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예금 풍차였습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월급의 70%를 예금에 가입합니다.
다음달 30%로 쓰고 남은 현금과
새 월급의 70%를 예금에 가입합니다.
이걸 계속 반복하며 13개월차부터는
매월 만기되는 예금이 하나씩 나옵니다.
그럼 예금원금+이자+새 월급의 70%로
다시 예금을 가입합니다.
일을 해서 원금을 벌어야하긴 하지만
구조적으로 이자(불로소득)가 들어오고
안정적으로 원금이 모이며
매달 찾아오는 만기예금은 절약과 저축에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반대로 예금이자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적은 수익이었고 당시 예금금리는 겨우
2%대였습니다. 즉 돈을 모으는 효과는 있었지만
이자수익의 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현금은 가치가 없다는 걸 느낀 계기가 되었습니다.

습관
하지만 매달 돈이 들어오는 그 느낌은
액수와 상관없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 돈을 받는 거지만 월급을 다시 받는 것 같은
기다리기만 해도 돈이 들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예금 풍차의 가장 큰 장점은 습관이었습니다.
돈이 들어오는 날이 예측 가능하고,
당장 사고싶은 것이 있어도 다음달 만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면 흥미가 사라져서
안 사게 되는 물건도 많고, 조금이라도 돈을
남겨서 예금에 더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이자수익을 떠나서 안정적으로 종잣돈을
모을 수 있는 좋은 습관을 준 저축방법이었습니다.
그 특유의 흐름이 주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이 습관이 한 번 생기면,
다른 구조를 만들 때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왜냐하면 돈이 자동으로 들어오는 경험자체가
생각과 행동을 바꿔 놓기 때문입니다.
매달 만기 예금이 돌때마다 혼자 계산을 합니다.
내가 얼마를 더 저금한다면?
이렇게 1년을 더 한다면?
이자가 더 오른다면?
이런 계산은 저를 한발 더 나아가게 합니다.
시행착오 — 원룸 임대 실패
예금 풍차는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나 낡은 방을 하나 구합니다.
건물 외벽에 크랙이 생겨 누수가 있었고,
곰팡이가 좀 생겨 방치되어있던 방을
직접 유튜브를 보며 공부해서 집을 고쳐
임대를 내봤습니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꿈꿨던 저에게는 꿈에 그리던 구조소득,
부동산 임대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본 이 구조는 최악이었습니다.
전 매달 30만 원의 월세를 받았었는데,
1년에 360만 원의 이득이 들어올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해야 했고,
세입자가 들어오자마자 보일러 고장으로 두 달치
월세가 한 번에 나가기도 하고, 세탁기도 바꿔주고,
툭하면 전화오고 문제가 생기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내가 월세를 낼 때는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냈었는데 받는 입장이 되니
월세가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거기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도 나가야 하고,
정말 말도 안되는 것 까지 이건 자기 돈으로
사서 해야지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기를
바랬고, 그 사람이 특이한 거다 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더 특이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을
생각하면 절대로 임대업은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에 비해 남는 건
거의 없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감가상각과
이사를 나간뒤 빈집의 데미지 상태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돌아보면 구조소득의 핵심은
자동성과 예측 가능성으로 안정감을 높이는
것인데 이 임대 구조는 그 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월배당ETF
그렇게 찾게 된 구조소득의 기둥은
월배당ETF였습니다.
2022년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배당이란
단어가 흔해지기 시작하며 서학개미라 불리며
지금도 꾸준히 인기있는 SCHD, JEPI 등에
큰 돈이 몰렸습니다.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도 월배당ETF를
다양한 섹터와 다양한 조합으로 내놓기 시작했고,
이런 기회만을 기다려온 저에게는 정말
꿈에 그리던 상품들이었습니다.
단점은 없고 장점만 가득한 상품이라 생각하며
다양한 ETF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ISA라는 말도 안되는 계좌가 나오며
세금을 안내며 배당을 재투자하여 돈이 도는
속도를 더 빨리 높일 수 있는 정말 투자하기 좋은
시대가 되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같은 부동산도 부동산 리츠주를
클릭 한 번으로 매수할 수 있고, 리얼티인컴같은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도 있었습니다.
저도 ISA계좌에서는 한국판 제피, 슈드로 불리던
TIGER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TIGER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등의 상품에 투자하며 두 ETF의 배당기준일이
달라서 한 달에 두 번 분배금을 받고 분배금을
더 빨리 재투자하며 2주에 한 번 돈이 늘어나는
그 느낌은 너무나 중독적일만큼 재밌었습니다.
매 월 월급도 받고 분배금을 두 번이나 받으니
돈 들어오는 날이 3번이나 되니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배당금의 예정금액과 확정금액이 같다는 것은
정말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월배당과 재투자를 꾸준히 하다보니,
결국은 수익률이 중요하단걸 느꼈습니다.
매 월 주는 것과 매 분기, 매 년 주는 것 중
당연히 매 월 받는 것이 기분은 좋지만,
길게 보면 수익률 높은 것이 그냥 좋은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더이상 최대한 자주
돈을 받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마무리
구조소득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삶의 안정감과 선택의 자유를 만드는 설계입니다.
핵심은 내가 쓰는 돈보다 자동으로
들어오는 돈이 많은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10만 원짜리 작은 구조라도 꾸준히
쌓아 올린다면, 언젠가는 든든한 기둥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구조소득에 대한 기준과
그 기준으로 제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본격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https://dividochi.com/structured-income/
구조소득 1편 보기